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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주/New Orleans (뉴올리언스)

New Orleans (Greyhound, Delta Bus line) - 13일차 2016년 10월 10일

인권 박물관도 너무 좋았고, 숙소도 너무 좋았지만 버스 여행하기에는 그닥 좋지 못했던 멤피스를 드디어 떠난다. 어제 올때 도착했던 greyhound 터미널로 다시 돌아왔다. 하루만에 그래도 한번 지나봤던 길이라고 그닥 긴장은 필요없다.


예약이야 진작에 해 놨었고, 어제 도착해서 바로 티켓팅을 해 놓았다. 조금 당황했다. 왜 표를 2장을 주지? 자세히 살펴보니 갈아타야 한다. 예매할 때는 몰랐던 사실이여서 당황스럽다. 비행기 예매 할 때처럼 친절히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긴 버스터미널 타는 것 마져도 번호도 미리 주지 않을 정도로 친절하지는 않다. 물론 가서 물어보면 친절히 가르쳐 주지만. 아무튼 Baton이라는 도시로 가서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또 하나 긴장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화기에 깔아 놓은 그레이 하운드 앱으로 버스 시간을 검색해 봐도 내가 타야 할 버스 스케줄이 뜨지 않는다. 분명히 표에는 시간이 나와 있는데. 다른 동네도 아니고 가뜩이나 불안한 멤피스에서. 한참을 검색해 보다가 창구에 물어보니 그냥 맞다고만 한다. 계속 불안한 마음에 기다리다 시간이 되어 간신히 게이트를 찾고 보니 그레이하운드가 아니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버스 Delta Bus Lines. 보아하니 아웃소싱 식으로 다른 버스회사가 시간별로 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가면서 알게 되었지만 이 버스는 고속버스라기 보다는 시외버스라고 할까?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가 지나는 동네마다 다 선다. 나름 재미도 있었고. 그 동네에 가니 조그마한, 정말 조그마한 Delta Bus Lines 터미널들이 있다. 작은 도시 만큼이나 작은 터미널. 혹은 어떤 도시에서는 그냥 주유소 같은 곳 앞에 잠시 서 있다가 시간에 맞춰 다시 출발한다. 





가끔 설때마다 자판기에서 식량을 산다. 나중에 좀 오래 서는 곳에서는 길 건너편 맥도널드에 달려가서 제대로 된 식사를 사오기도 했다.




낮시간에 이렇게 장거리로 달려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거의 12시간 일정. 시간이 조금 아깝기도 했다. 밤버스가 숙소비가 아끼고 시간도 아낄 수 있으니까. 항상 밤버스를 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지만 한번쯤 계속 창밖 말그래도 벌판을 바라보며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다. 게다가 항상 불편한 버스 여행이지만, 이번 버스는 왠일인지 승객이 거의 없어 편히 앉아 가기도 하고.



드디어 Baton 이라는 도시에 도착. 뉴올리언즈가 큰 도시인데 이렇게 들렸다 가기에 뭔가 교통의 요지라던가 싶지 않을까 싶었지만, 터미널 밖에 나가기도 꺼려지는 조그마한 동네였다. 터미널 안이라고 분위기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30분 정도를 기다렸다가 이번에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2시간 거리의 뉴올리언즈로 이동.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서야 도착했다. 뉴올리언즈 행 버스는 사람이 가득찼다. 한참을 편히 오다가 다시 불편히 오니 더 힘든듯 싶었다. 게다가 단거리라고 가방을 짐칸에 넣지 않고 무릎 위에 올려 놓았더니 죽을 맛이었다. 여행 첫 날, 뭣도 모르고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 놓고 버스를 탔다가 밤새 샌프란시스코 가는 길이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행 초자의 무지함. 어느새 그 여행이 2주가 되어가고 있다.



아무튼 이번 멤피스에서 뉴올리언즈 행 버스 여행의 가장 여행 지식은 버스 갈아타기와 그레이하운드의 아웃 소싱. 미국 처음와서 워싱턴에서 엘에이로 가던 길이 떠오른다. 국내선 비행기를 갈아탄다는 개념이 없는 한국에서 왔던 나. 다른 사람이 예약해 준 비행기 표였기 더욱이 갈아타는 사실을 몰랐다. 5시간은 가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한 2시간만에 뭐라고 방송을 하며 비행기는 슬슬 땅에 가까워져 가고 있고. 엄청 긴장해서 할주로에 완전히 선 후에도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했던 시절. 결국 내려서야 시카고 인줄 알았고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는 사실, 국내선도 갈아탈 수 있다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었던 여행. 이번 여행도 낯선 곳에서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몰랐던 사실을을 알아간다.